내 책 취향 찾기 교보문고 광화문점 탐방기:

을 쓰는 이유는 뜨거워진 블로그의 열기도 조금 식히고 이야기를 가볍게 풀어보고 싶은 마음!

문체는 언제나 그렇듯이 멋대로 씁니다. 이번 포스팅은 존댓말로 하겠습니다 교보문고 탐방기인데 교보문고 사진을 깜빡 잊고 안 찍었어요. 원래 홍철이가 없는 홍철 팀이 재밌잖아요? 그러니까 더 재밌다고 생각하고 넘어가세요

오늘은 퇴근해서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다녀왔습니다 교보문고는 서울 안에도 여러 곳이 있지만 회사에서 거리가 멀지도 않고 워낙 좋아하는 분위기라 광화문점으로 결정!

저는 어릴 때부터 교보문고를 좋아했습니다 어머니와 손을 잡고 시내에 가면 어머니가 볼일을 보고 오시는 동안 저와 언니는 교보문고에서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어요. 그 시간만큼은 엄마가 천천히 와도 걱정하지 않고 기다릴 수 있었어요.

안으로 들어서면 천장까지 가득 찬 책들이 멀리 진열되어 있어 마치 거대한 보물창고에 들어 있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교보문고의 은은한 향기도 좋아합니다. 방향제도 샀는데 시중에 나와 있는 제품은 기대했던 것보다 향이 약해 아쉬웠어요. 오늘 갔는데 교보문고에서는 클래식 곡도 잔잔하게 틀어주더라고요 선곡이 제 취향이라 교보문고를 더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되게 오랜만에 책을 읽어요 개인적으로 좀 힘든 일이 있어 지난 몇 달간 고민하고 있어요. 그 핑계로 공부도 연구도 내팽개치고 친구들과 술이나 마시러 다녔어요.

그 일을 몇 달 반복했더니 일단 몸이 많이 나빠졌어요. 신체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까지 해쳤어요. 즐거운 것도 한 순간이었고, 근본적인 문제는 전혀 해결되지 않아 얻은 것도 없이 기운만 잃고 말았습니다.

일상생활에도 큰 지장을 받았습니다. 제 업무 능력은 늘 그랬듯이 항상 초라하게 넘어가요. 해야할 공부와 연구를 차일피일 미뤘어요. 박사과정 진학이라는 목표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술꾼만 남아 있었어요.

어느새 저는 의존적인 사람이 되어 있었어요. 술에 의존하고, 커피에 의존하고, 친구한테 의존하고 있었어요. 곧 잃어버린 건강부터 되찾기 위해 술을 줄이고 커피를 참기로 했어요. 제 친구는 다른 지역에 취업해서 더 이상 예전만큼 자주 만날 수 없어요. 술, 커피, 친구들 제 생활 루틴에서 이 세 가지를 빼면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었어요.

컴퓨터 게임은 안 한지 오래됐고, 모바일 게임은 귀찮아서 별로 안해요, 콘솔 게임은 제가 돈이 없어요.

허무하게 텅 비어버린 일상 머리도 예전만 못하다는 게 확연히 와닿았어요 예전에 그만뒀던 연구를 다시 시작하려고 했지만 공부를 그만둔 지 오래 전 일을 깨달았어요. 지금 당장 논문 한 줄 제대로 쓰지 못했어요.

술주정뱅이의 자기고백은 줄입니다.

결론은 허무하게 비어 버린 일상을 다른 생산적인 것으로 채우자고 결심했습니다. 생산적이지만 쉽고 재미있는 것, 독서! 부담 없이 가볍지만 유익한 책을 읽고 싶었어요.

저는 영상보다는 글이 좋고 웹보다는 서적이 좋아요.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것도 좋아하지만 글을 읽고 책을 읽음으로써 얻는 성취감도 좋아합니다.

그래서 어제는 무작정 알라딘에 가서 흥미로워 보이는 중고책을 몇권 샀습니다. 알라딘은 한 권 사러 가서 세 권씩 가져오는 마성의 서점입니다. 무서운 곳이에요 그래도 술값 줄이고 책 샀다고 생각하면 계속 아끼는 중이에요

조만간 출판사에서 서평 요청이 들어온 밀린 책, 알라딘 중고책, 그리고 오늘 교보문고에 가서 산책한 책들을 한 권씩 간단히 포스팅할 것입니다.

사진없이 글과 이모티콘만으로 교보문고 광화문점 후기를 쓰려니 어색하네요.)

  • 교보문고 광화문점 댓글 : 최고, 최고! 두 번 가세요 3번 가세요. 몇 번이고 가 주세요.
  • 이대로 끝나면 사진도 없는 감상도 없는 후기, 아니 후기도 아닌 일기밖에 할 수 없기 때문에 제가 교보문고로 분류된 책을 보면서 알게 된 제 책의 취향을 적어보겠습니다.
  • 원래는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알파벳으로 분류된 카테고리별로 쓰려고 했는데 까먹었어요. 기억력이 심각해요. 그러니까 여러분들도 만약에 과음하신다면 술을 줄이세요 알코올성 치매가 이렇게 무섭습니다. 여러분. 잡지/만화: 만화를 좋아합니다. 어렸을 때는 하굣길에 대여점에 가서 백원씩 내고 빌려 읽는 게 너무 재미있었는데요. 명작이 많았어요 대여점이 문을 닫을 때 다발로 사기도 했어요. 근데 생각나는 만화들은 다 옛날 거고 요즘에는 만화책도 안 본 지 좀 된 것 같아요 제 마음속의 명작은 강철의 연금술사예요.저는 만화책을 읽는 것도 읽기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믿고 있습니다. 선정적이고자극적인만화책역시그책의주제와내용의문제는차치하더라도독자가비판적인사고만충분히갖추고있으면좋을것같습니다. 책을 읽기 어려우면 만화책이라도 보는게 좋대요.잡지는 사서 읽은 적은 없지만 비치되어 있으면 즐겁게 읽습니다. 파마하면서 읽으면 재밌는 거 보장
  • 2. 취미 / 스포츠 / 건강 : 돌이켜 보면, 이 범주는 나는 책을 사 본 적이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오늘 실제로 교보문고 광화문점을 둘러봤는데 취미와 스포츠, 건강 분야 관련 서적들이 굉장히 많더라고요.
  • 3. 여행 / 요리 / 가정 : 돌이켜보면, 이 범주는 저는 책을 사 본 적이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2). 여행, 요리, 가정 분야는 앞서 말씀드렸던 취미, 스포츠, 건강 분야보다 저와는 거리가 먼 것 같습니다.
  • 4. 예술/대중문화 : 좋아하는 분야이긴 하지만 정말 어렵습니다. 실제로 예술이나 대중문화 관련 서적을 많이 읽어봤냐고 물으면 그건 아니다. 예술과 대중문화를 누리는 것은 좋아하지만 그것이 예술, 대중문화 분야의 책을 읽거나 사는 것과 연결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해요.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예술은 개인의 재능과 역량이 중요한 분야인 것 같아요.
  • 5. 소설 / 시 / 에세이 : 고전 소설은 좋아합니다. 어릴 때 부모님께서 전집을 사주셔서 성인이 될 때까지 읽었던 기억이 나요. 그 중에서 재미있는 책을 지금도 가끔 다시 꺼내 읽어요. 다만 현대 문학은 제 문외한입니다. 기준점 없이 호불호가 좀 갈려요. 말로 표현할 수 없지만 현대문학 특유의 문체와 감성이 대체로 저와 맞지 않는 것 같아요.에세이는 잘 모르겠어요. 좋은 에세이가 있다면 두 번, 세 번은 샀을 거예요. 사실 요즘 시대가 스마트폰이 발달해서 다양한 종류의 SNS가 굉장히 활성화 되어 있는 것을 본다면 굳이 에세이를 책에서 사서 읽어야 하나 싶습니다 책이 갖고 있는 고유의 매력도 있지만 책에 담긴 메시지가 특별한 것이 아닌 이상 구매로 이어가기란 쉽지 않습니다.시는 정말 교과서와 수능 말고는 읽어본 적이 없어요. 이거는 할 말이 없네요
  • 6. 경제 / 경영 : 그래도 경영부분이 조금 관심이 있어서 가벼운 책을 조금 읽어보았습니다. 하지만 회계나 경제에 대해서는 배경지식이 부족해서 저에게는 진입장벽이 너무 높게 느껴집니다. 경제, 경영, 회계를 전공하신 분들은 정말 존경합니다.
  • 7. 자기 계발 : 사실 저는 에세이와 자기 계발서의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합니다. 개인적으로 자기 계발서는 마케팅 영역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세인의 시선을 사로잡고 잘 팔리는 매력적인 책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책처럼 느껴집니다. 물론자기계발서중에는일부좋은책도있지만과학적지식이나합리적추론에의한주장이아니라적당히자극적이고적당하게전달되는말을이어서시류에편승하는자기계발서도많다고생각합니다.
  • 8. 인문/역사/문화/종교: (인문학의 하위 분류가 얼마나 많은데 이걸 이렇게 묶다니…) 저는 심리학을 좋아합니다. 사실 심리학은 인문학이 아닌데, 웬일인지 교보문고에서는 심리학을 인문학으로 분류하고 있어요. 아무튼 저는 학창시절부터 심리학과 정신건강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MBTI도 중학생 때(15년 전) 처음 했어요. 심리학이라고 하면 혈액형의 성격과 점성술을 연상하는 분들이 가끔 있습니다. 그러나 심리학은 뇌 과학과 통계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학문입니다. 그래서 MBTI의 성격 분류도 어느 정도 이론적 근거가 있는 심리학이 옳기는 합니다(하지만 어떤 이론이라도 기절해서는 안 됩니다).교육학은 제 전공입니다. 사범대 학부 6년(이학사), 교원대 일반대학원 2년(교육학 석사 수료), 지금은 석사학위 논문을 쓰는 중입니다. 학부 성적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듣고 배운 게 교육이라 교육분야에 항상 관심이 많습니다. 조만간 또 책 리뷰 포스팅을 하면 교육 서적들이 많이 나올 것 같네요철학은 잘하고 싶어서 노력을 많이 해봤는데 잘 안됐어요. 철학이 특히 다른 분야보다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부분이 많아서 성향이 안 맞으면 정말 힘들 거예요” 철학을 전공하신 분들도 정말 존경하셔야 돼요
  • 9. 정치/사회: 우리 시대에 정치나 사회 분야에 대한 기본 소양은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근데 저는 그게 없네요. 그래서 제가 요즘 생활이 이렇게 힘든가 봐요.보통 정치나 사회 분야의 이슈에 관심이 있는 경우 주로 인터넷에서 검색합니다. 그래서 저는 책에서 읽은 적이 드물고 책을 산 적은 거의 없어요. 조금만 변명하면 정치나 사회 이슈는 가변적이고 급변하기 때문에 책만으로 정보를 습득하는 데 한계가 있지 않을까요? 물론 좋은 책이 있으면 당연히 살 수 있죠. 솔직히 좋은 책이 있으면 추천받고 싶어요.제가정말로이렇게정치와사회분야에관심이없었는지돌이켜보면,그역시아니었네요. 페미니즘 문제에 대해서는 고민을 많이 해서 책도 찾아서 읽어봤어요. 거듭 말씀드리지만 저는 비페미니즘(non-feminism)을 추구합니다. 페미니즘을 옹호하는 입장의 책도 읽어봤고(저속한 래디컬 페미니즘은 경시합니다), 페미니즘을 거부하는 입장의 책도 읽어봤습니다. 혐오의 미러링과 포비아 페미니즘을 추천합니다. 포비아 페미니즘에는 제가 페미니스트로부터 받은 실제 피해 사례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워머드는 불편하지만 페미니즘은 해야하고>도 추천합니다.
  • 10. 과학 / 기술 / 컴퓨터 : 제가 못하는 것은 과학과 수학입니다. 그런데 그것보다 더 못하는 것은 기술과 공학입니다. 이런 식으로 보면 원래 이공계의 재능이 없는 것이 분명했는데 왜 저는 학생 때 이과를 선택했을까요? 제 학부 성적을 엉망으로 만든 주범입니다. 과학교육 전공인데 과학을 못해요. 수학도 못해요. 그러면 학과에서 말하는 감자가 되는 거죠.질리지 못하는 것과는 별개로 관심을 가지고 좋아하는 과학분야는 있습니다. 별 보는 걸 좋아해요 그래서

여기까지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사실 교보문고 광화문점 탐방기는 거짓말이었어요!!!

(그래도 일행평가는 적었거든요) 최고로 좋아…

교보문고 광화문점 후기를 쓰듯 흥얼거리다가 교보문고 예찬 좀 하다가 술주정뱅이의 고해성사로 새어나가다가는 개인 책 취향의 이야기로 끝나는 포스팅입니다!!! 놀라운 의식의 흐름! 하지만 처음 쓴 제목을 고치기 귀찮으니 그냥 두겠습니다. 아무튼 오늘 교보문고 광화문에 다녀온 건 사실이에요

조만간 책 리뷰에서 만나요 다들 책, 책, 책, 책을 읽고 정치적 견해를 오해할 수 있는 문구는 피해 주세요 아무튼 다들 책 재밌게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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